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추정 이익 기준 PER이 3.9배와 4.0배다. 같은 메모리 회사인 미국 마이크론은 6.7배, 파운드리 경쟁자 TSMC는 20.1배, 엔비디아는 14.2배다. 목표주가는 현재가보다 74%와 70% 상승 여력이 있다. 그런데 두 종목의 주가는 6월 고점에서 24%와 36% 하락했다.

이익은 실제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SK하이닉스의 2026년 2분기 실적은 매출 79조3187억원,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이다. 영업이익률 76%, 순이익은 93조9226억원이다. 1분기도 매출 52조5763억원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와 405% 늘었다. 증권가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299조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미 발표된 숫자를 바탕으로 예상하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숫자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171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89조5000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9%, 영업이익은 1,810% 늘었다. 1분기는 매출 133조9000억원에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이었다. 상반기 영업이익만 14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000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3분기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111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4.5% 더 늘어나는 그림이다.
포워드 PER 미국 기업들과 비교
비교 기준은 내년 추정 이익이다. 후행 PER은 메모리처럼 이익이 크게 출렁이는 업종에서 정반대 신호를 주기 때문에 한국과 미국 반도체 15개 종목을 모두 증권사 추정 이익으로 맞췄다. 주가는 9월 21일 종가다.

| 종목 | 내년 PER | 내년 이익 증가 | 목표가 상승여력 | 애널리스트 |
|---|---|---|---|---|
| 삼성전자 | 3.9배 | +46% | +74% | 36명 |
| SK하이닉스 | 4.0배 | +33% | +70% | 37명 |
| 마이크론 | 6.7배 | +113% | +45% | 45명 |
| 엔비디아 | 14.2배 | +69% | +47% | 59명 |
| 브로드컴 | 18.5배 | +66% | +48% | 47명 |
| TSMC | 20.1배 | +29% | +25% | 20명 |
| ASML | 32.7배 | +35% | +26% | 16명 |
삼성전자 3.9배와 SK하이닉스 4.0배는 15개 종목 가운데 가장 낮다. 같은 메모리 사이클을 타는 마이크론이 6.7배이므로 한국 두 종목은 그 60% 수준이다. 파운드리에서 경쟁하는 TSMC 20.1배와 비교하면 5분의 1이고 장비 업체인 ASML 32.7배와는 여덟 배 차이가 난다. 엔비디아가 14.2배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익이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회사가 한국 두 종목의 세 배 넘는 배수를 받고 있다.
그런데 주가는 6월 고점 아래에 있다
삼성전자는 6월 18일 362,500원에서 274,000원으로 24% 내렸고 SK하이닉스는 6월 22일 2,919,000원에서 1,868,000원으로 36% 내렸다. 이익은 사상 최대이고 배수는 미국 반도체의 절반 이하다. 두 회사는 사상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까지 집행하고 있다. 그런데 주가는 석 달째 조정이다. 이익만 놓고 보면 주가는 충분히 상승할 수 있는데 시장이 다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애널리스트들도 확신이 갈린다
내년 이익 추정치의 고저 범위를 평균으로 나누면 삼성전자 64%, SK하이닉스 50%다. 같은 계산으로 브로드컴은 26%, TSMC는 23%다. 한국 두 종목의 추정 분산이 두 배 넘게 넓다. 평균값이 같아도 의견이 갈리면 시장은 낮은 배수를 준다.
둘째, 메모리는 이익 정점에서 PER이 가장 낮아 보인다
이익이 크게 출렁이는 업종의 숙명이다. 이익이 정점에 가까울수록 분모가 커져 PER이 낮아지고, 이익이 바닥일 때 PER이 치솟는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직전 4개 분기 기준 PER은 2019년 한때 2.9배까지 내려갔고 2023년에는 27배였다. 낮은 PER이 항상 싸다는 신호는 아니라는 것을 시장은 안다.
내년 이익 증가율에서도 이 점이 드러난다. SK하이닉스는 +33%인데 마이크론은 +113%다. 마이크론이 더 좋아서가 아니라 하이닉스가 이미 올해 폭증했기 때문이다. 증가율이 낮아지는 구간에 들어선 종목에 시장은 높은 배수를 주지 않는다.
셋째, 외국인이 계속 팔고 있다
9월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 9일부터 17일까지는 7거래일 연속 매도였다. 원달러 환율은 1,382원으로 3주 만에 1,380원대에 올라섰고, 미국 정책금리 상단 4.00%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의 격차는 100bp로 벌어졌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이 원화 자산을 들고 있을 이유가 줄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매도압력으로 작용한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에서 82조원, SK하이닉스에서 77조원을 순매도했다. 그런데도 주가는 각각 두 배와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외국인의 매도를 상반기에는 개인들이 모두 받아갔다. 8월 20일부터는 자사주 매입을 위해 회사가 받고 있다.

그래프를 보면 개인도 8월 말부터는 순매도로 방향을 바꿨다. 대신 8월 20일 점선을 지나면서 기타법인(자사주)이 매수를 주도하고 있다. 회사가 하루에 삼성전자 5100억원, SK하이닉스 1조1000억원씩 자기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사상 최대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겠다고 공표했고 방식은 서로 다르다.
SK하이닉스는 소각을 택했다. 2025년부터 2027년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의 50% 이상을 환원하기로 하고, 40조434억원 규모로 보통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발행주식의 3.3%다. 소각은 주식 수 자체를 줄이므로 같은 이익에 주당 가치가 올라간다. 앞에서 본 내년 PER 4.0배는 이 감소분을 아직 반영하지 않은 숫자다.
삼성전자는 배당을 택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잉여현금흐름의 50%를 환원하고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규배당을 유지한다. 올해 3분기에는 특별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이 예정돼 있다. 소각을 앞세우지 못하는 이유는 지분 구조에 있다. 금산법은 금융회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는데 삼성생명 8.51%와 삼성화재 1.49%를 합치면 정확히 10%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 두 회사가 가만히 있어도 지분율이 한도를 넘는다. 올해 3월 두 회사가 삼성전자 주식 1조4000억원어치를 미리 판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이 매입이 곧 끝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8월 20일부터 22거래일 동안 1415만주를 사들여 계획 물량의 58.8%를 채웠고 누적 매입액은 24조3900억원이다. 지금 속도라면 11월 19일로 예정된 기한보다 이른 10월 중순에 마무리된다. 삼성전자 몫까지 합치면 35조원 규모의 매수 주체가 다음 달 사라진다.
주주환원이 장기적으로는 주당 가치를 올리지만 매입이 끝나는 시점에는 수급 공백이 생긴다. 외국인 매도와 겹치면 그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진다. 하지만 날짜가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예측 가능한 변수다.
앞으로 확인할 점
추정 편차가 좁혀지는가. 분기 실적이 나올 때마다 애널리스트 추정이 한쪽으로 모이면 배수가 올라간다. 지금 64%와 50%인 편차가 30%대로 내려오는지를 본다.
이익이 한 분기 더 유지되는가. 시장이 의심하는 것은 이익의 크기가 아니라 지속 기간이다. 3분기 실적에서 영업이익률이 유지되고 내년 전망이 더욱 올라가면 주가 상승 탄력이 추가로 생길 수 있다.
외국인 수급이 돌아서는가. 환율과 한미 금리차와 같은 매크로 지표들의 문제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멈추는 시점이 보이면 이 압력이 먼저 약화된다.
자사주 매입이 끝난 뒤 주가가 버티는가. 10월 중순이면 답이 나온다. 매수 주체가 사라져도 주가가 유지되면 지금 수준이 수급이 만든 가격이 아니라는 뜻이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 방향을 확인해보자. 회사의 펀더멘털이 좋다는 점은 명확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우상향을 기대해 본다.
본 자료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특정 종목의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