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10년 금리는 9월 18일 5.01%로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가 9월 16일 3년 2개월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이 다시 시작됐고, 시장의 질문은 이 금리가 어디까지 가느냐로 옮겨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차 상단은 5.2~5.5%로 그 위로 가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 위로 가려면 조건이 필요하고 그 조건은 두 개뿐이다.
근거 1. 정책금리 정점 대비 이미 웃도는 수준
장기금리의 고점은 정책금리 정점 근처에서 결정된다. 1994년 이후 다섯 번의 인상 사이클에서 10년 금리 고점과 그 사이클의 정책금리 정점을 비교하면 이렇다.
| 사이클 | 정책금리 정점 | 10년 고점 | 격차 |
|---|---|---|---|
| 1994 | 6.59% | 8.05% | +1.46%p |
| 1999 | 7.03% | 6.79% | −0.24%p |
| 2004 | 5.34% | 5.26% | −0.08%p |
| 2015 | 2.40% | 3.24% | +0.84%p |
| 2022 | 5.33% | 4.98% | −0.35%p |
9월 20일 종가 기준으로 연방기금금리 선물이 반영한 정책금리 정점은 2027년 9월의 4.69%다. 여기에 중앙값 격차를 얹으면 4.6%, 평균을 얹으면 5.0%가 나온다. 그런데 10년은 이미 5.01%다. 시장이 보는 정책금리 정점보다 0.32%포인트 높다. 과거 분포로 보면 지금 수준이 이미 상단 쪽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더 오르려면 정책금리 정점 기대 자체가 올라가야 한다. 지금 선물은 10월 회의 인상 확률을 56%, 12월을 79%로 본다. 이 확률이 더 높아지고 정점이 5%대로 밀려 올라가면 그때 10년의 상단도 같이 올라간다.
근거 2. 천장을 정하는 명목성장
장기금리는 길게 보면 명목 경제성장률, 곧 실질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을 따라간다. 1962년 이후 258개 분기에서 미국채 10년은 명목 GDP 성장률보다 평균 0.69%포인트 낮았다. 다만 이 격차는 시대마다 부호가 달랐다.
| 연대 | 1960 | 1970 | 1980 | 1990 | 2000 | 2010 | 2020 |
|---|---|---|---|---|---|---|---|
| 10년 − 명목성장 | −2.9 | −2.5 | +2.6 | +1.2 | +0.3 | −1.7 | −3.2 |

2020년대의 평균 격차 −3.2%포인트는 60년 가운데 가장 크다. 금리가 성장에 견줘 가장 눌려 있던 시기다. 지금은 명목성장 6.6%에 10년 5.01%로 격차가 1.6%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눌려 있던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이라고 보면 지금의 상승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다만 명목성장 6.6%를 그대로 금리 상단 계산에 쓰면 안 된다. 이 6.6%를 물가로 환산하면 실질성장은 2.1%다. 명목과 실질의 차이인 GDP 디플레이터가 4.4%인데, 1년 전에는 2.5%였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는 평균 1.5%였다. 지금의 명목성장이 높은 것은 실질 경제가 빨라져서가 아니라 물가가 올라서다.
그래서 천장은 두 끝을 놓고 본다. 물가가 지금 수준에 머물러 명목성장 6.6%가 유지되면 평균 격차를 적용한 10년은 5.9%다. 물가가 3%대로 내려와 명목성장이 5% 중반이 되면 4.8%다. 10년이 이미 5.01%까지 온 것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1차 상단은 그 사이인 5.2~5.5%다.
금리 고점의 시기는 마지막 인상 시점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금리가 고점인 시기는 언제일까. 같은 다섯 사이클을 날짜로 맞춰 정렬하면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첫 인상을 기준으로 보면 고점까지 짧게는 6.7개월, 길게는 35.4개월이 걸렸다. 중앙값 19.1개월이지만 편차가 너무 커서 기준으로 쓸 수 없다.
기준을 마지막 인상으로 바꾸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1994년은 마지막 인상 2.8개월 전, 1999년은 3.8개월 전, 2015년은 1.3개월 전, 2022년은 2.8개월 후에 고점이 나왔다. 다섯 번 중 네 번이 마지막 인상 전후 3개월 안이고 중앙값은 1.3개월 전이다. 채권시장은 인상이 끝나기를 기다리지 않고 끝이 보이는 시점에 먼저 방향을 바꿨다.

| 사이클 | 첫 인상 | 마지막 인상 | 10년 고점 | 마지막 인상 대비 |
|---|---|---|---|---|
| 1994 | 1994-02-04 | 1995-02-01 | 8.05% (94-11-07) | −2.8개월 |
| 1999 | 1999-06-30 | 2000-05-16 | 6.79% (00-01-20) | −3.8개월 |
| 2004 | 2004-06-30 | 2006-06-29 | 5.26% (07-06-12) | +11.4개월 |
| 2015 | 2015-12-16 | 2018-12-19 | 3.24% (18-11-08) | −1.3개월 |
| 2022 | 2022-03-16 | 2023-07-26 | 4.98% (23-10-19) | +2.8개월 |
시장이 보는 마지막 인상은 2027년 중반이다. 그 시점이 유지된다면 10년 금리의 고점도 2027년 상반기에서 중반 사이에 나온다. 반대로 인상이 한두 번에 끝나면 고점도 그만큼 앞당겨진다. 수준과 시점이 같은 변수에 묶여 있다는 뜻이다.
상단을 여는 두 개의 조건
5.5%를 넘어 6%대로 가는 길은 두 가지뿐이다.
첫째는 유가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사실상 멈추면서 브렌트유는 9월 3일 이후 배럴당 100달러 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물가 재가속의 원인이고, 유가가 이 수준에 머무는 한 물가는 꺾이지 않는다. 물가가 꺾이지 않으면 인상 횟수가 늘고 정책금리 정점이 올라가며, 앞에서 본 관계에 따라 10년의 상단도 따라 올라간다.
둘째는 국채 공급이다. 재정적자로 발행 물량이 늘면 기간 프리미엄이 올라간다. 이것은 정책금리와 무관하게 장기금리만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1994년 사이클에서 10년 고점이 정책금리 정점보다 1.46%포인트나 높았던 것이 이런 경우다.
두가지 요인이 겹치면 6%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
아래쪽 시나리오와 2004년형 예외
반대쪽도 열려 있다. 유가가 내려 물가가 꺾이면 인상은 한두 번에 끝나고, 그 경우 10년 금리는 이미 고점을 지났을 수 있다. 9월 16일 장중 기록한 5.006%가 그 고점이 되는 그림이다. 실제로 인상 다음 날 브렌트유가 1% 내리자 10년 금리는 4.94%로 7bp 하락했다.
표에서 혼자 튀는 2004년 사이클도 짚어둘 만하다. 고점이 마지막 인상보다 11.4개월 늦었다. 연준이 2004년 6월부터 2006년 7월까지 정책금리를 4%포인트 올리는 동안 10년 금리는 0.3%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앨런 그린스펀 당시 의장은 이를 수수께끼라고 불렀다. 아시아 중앙은행의 미 국채 매입이 먼저 지목됐지만 이후 연구는 기간 프리미엄 축소를 더 큰 요인으로 본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생기면 상단은 낮아지고 시점은 밀린다. 다만 지금은 외국인의 미 국채 보유 비중이 줄어드는 국면이라 그때와 조건이 다르다.
앞으로 확인 지점
미국채 10년의 1차 상단은 5.2~5.5%, 시점은 마지막 인상 전후 3개월이다. 지금 시장이 보는 마지막 인상은 2027년 중반이다. 유가가 100달러 위에 머물고 국채 발행이 늘면 상단은 6%대로 열리고, 유가가 내려 물가가 꺾이면 9월 16일의 5.006%가 고점으로 남는다.
가까운 확인 지점은 세 가지다. 9월 30일 미국 8월 근원 PCE 물가, 10월 2일 고용보고서, 10월 28일 FOMC다. 셋 다 결국 같은 하나를 말한다. 인상이 언제 끝나는가다.